자유로운 이야기

실수의 가치

프라텔라 2013. 1. 19. 04:40


저는 실수를 굉장히 많이 저지르는 스타일 입니다. 모든 일에 완벽보다는 대충이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블로그도 어떤 때는 열심히, 어떤 때는 아예 손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도 한 달 동안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절대 안 한 것은 아닙니다. 좋은 쪽으로 표현하자면 직관성이 조금 더 앞서는 성향입니다.


사회에 나오기 전에는 이 점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맡은것만 하면 되고, 남들보다 적은 힘으로 많은 일을 하는 효율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장이라는 곳에 들어오면서 내 성향이 단점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직장은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하고, 모르는 용어를 배우고, 매번 많은 문서작업과 업무에 시달리게 됩니다. 대부분 그럴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한 달에 한 번 하는 일이 생기고, 1년에 1번 하는 일이 생기고, 매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대충하는 제가 틀리진 않겠지만 업무를 정리를 안해놓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찾을 때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그때는 알았는데 다시 보면 모르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정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은 신입직원이 들어왔을 때 입니다. 시행착오를 겪지 말라고 차근차근 알려주었습니다. 전혀 생소한 일임에도 노트에 잘 정리하면서 업무 정리를 잘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제가 업무를 모를 때 그 직원의 노트를 보고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쪽팔리고 부끄러운 일이지요.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처음부터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 얼마나 위대하고, 업무에는 도움이 되는 일인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실수를 많이 하지만 저는 이걸 장점이라고 바꿔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의 작은 실수 때문에 작은 일 부터 큰 일까지 팀에서 처리하게 됩니다. 어떤 일은 경위서도 쓰고, 감봉만 안됐을 뿐이지 그에 준하는 조치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되다보니 제가 가는 곳에 매뉴얼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관례처럼 하던일들을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다른 사람들까지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수스페셜리스트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같은 실수는 잘 안하기 때문에 늘 방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실수를 하게 되면 당시엔 매우 큰 아픔이고, 혼도 많이 납니다. 그런데 주눅들지 않고 고쳐나가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반성하게 되고 겸손해 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작은 실수라면 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배울수 있어서 좋습니다. 고참이 되어서 모르는 것 보다는 실수로 단련된 능숙한 고참이 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올해는 실수를 줄이고 싶네요!!!